홍상수 장의 마지막 질문 -보기


이동진: 뒤돌아보면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정말 많이 걸어왔다는 생각이 드시는지요.

홍상수: 저는 그저 다음 영화를 구상하고 있을 뿐이에요. 영화를 통해서 하고 싶은 게 자꾸 생겨요.
영화로 돈을 벌겠다는 생각은 접고 있어요. 다만 제가 가족들에게 최소한의 생활비는 책임져야겠죠.
영화 연출로는 그 돈을 벌기 어려우니까 다른 일로 벌 겁니다. 비록 소수이긴 하지만, 제 영화가 필요한 분들이
여전히 있는 것 같아요. 그게 다입니다. 그러면 계속 가는 거지요.

<이동진의 부메랑 인터뷰 그 영화의 비밀> p. 167

-누군가에게 필요한 (혹은 필요할 지도 모르는) 영화를 만드는 것.
그리고 그런 영화를 계속 만들어 나가는 것.




20131030.


평온 스틸라이프

지난 해 말 이사를 하고 난 뒤 
인터넷을 연결하기 귀찮아서 미루고 미루다 한 달이 지났는데
이거 그럭저럭 살만한 것 같아 당분간 이대로 지내보기로 한지 
벌써 세 달이 넘었다.

꼭 인터넷을 써야 할 때는 스마트폰을 쓰거나 학교에 갔다. 
그러다보니 이젠 집에서 인터넷을 굳이 할 필요가 없어졌다.
TV는 쭉 없이 살았는데 최근 친구집에서 남는 가구들을 받아오면서함께 가져왔음에도
별로 보고 싶은 것이 없어서 연결 안 했고.

이제 랜선이 빠져있는 내 컴퓨터는 
보기로 결심해놓고 안 번도 열어본 적 없는 영화파일들을 틀어주거나, 
오래된 음악들을 들려준다.

집에 있는 시간엔 음악을 틀어놓고 뒹굴거리면서
잡지나 책을 뒤적이며 차를 마신다.
가끔 창 밖도 본다.
좀처럼 먼저 전화하지 않던 사람들에게도
전화를 걸어 목소리 한 번 듣고 싶었다고도 말하게 되었다.

지금은 부모님과 함께 지내는 고양이까지 있었다면
아마도 좀 더 완벽하고 평온한 그림이 되었겠지만,
녀석은 이제 나보단 부모님을 더 좋아하니깐.

무엇보다 좋은 점은 웹에서 쓸모없는 것들을 보느라 시간을 버리지 않고
(이때까지완 달리 비교적) 일찍 잠자리에 드는 습관이 들었다는 것이다. 

좀 더 조용한 생활이 하고 싶어져 카카오톡마저 지워버렸다가
친구들의 성화(?)로 다시 깔게 되었지만,

생활이 간결해진다는 것은 굉장히 매력있는 일이다.

이어지는 내용

a single man last scene -보기



(올빼미 날아가고 보름달 본 후)

살면서 완전히 명료한 순간을 아주 잠깐씩 경험해 보았다.


그 짧은 몇 초간..
고요가 소음을 잠재운다. 
그리고 난 느낀다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사물은 아주 예리하고
세상은 너무 신선해보인다.

이제 막 시작한 것처럼


(유언장 태운다)


하지만 이런 순간들을 지속시키기는 버겁다.

그 순간들에 집착하지만 다른 모든 것들처럼 사라져 간다.
그러한 순간들 속에 내 삶을 살아왔다.
그것들이 날 현재로 끌어당긴다.
 
그리고 모든 것은 완벽하게 정해진 대로라는 것을 깨닫는다.


(물 마시려다 발작이 오기 시작)


(쓰러진다. 침실에서 쓰러진 주인공에게 죽은 애인이 검은 정장을 입고 나타나 뺨에 키스한 뒤 사라진다.)


(누워있는 주인공의 풀샷, 색이 빠진다.)


그리고 정해진 그대로 
그것은 온다.



A few times in my life I've had moments of absolute clarity.
When for a few brief seconds the silence drowns out the noise 
and I can feel rather than think...
And things seem so sharp and the world seems so fresh.
as though it had all just come into existence.

I can never make these moments last. 
I cling to them, but like everything they fade.

I have lived my live on these moments.
They pull me back to the present
and I realize that everything 
is exactly the way it was meant to be.

And just like that it came.





강원도의 힘 -보기

넌 니가 당하는 고통이 엄청나게 숭고한 척 하는데, 난 너가 정말 너무 어려.
넌 나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잖아.
근데 왜 아는 척 해?
-알고 싶지 않은 거일 수도 있고.
너는 너 혼자 좀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게 있어.
너, 하나도 특별한 거 없어.
다른 사람들하고 다 똑같애.
엄청 상투적이란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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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따스하고 여유있어진, 그리고 위트있는 홍상수의 현재 영화세계가 참 좋지만
나는 초기작들이 주는 치열함이나 진지함, 성실한 고민들과 그로부터 파생되는 우울함이 사실 더 좋다.
지금은 냉소가 일상이 되어 그걸 유머로 승화시키는 느낌...?



진정성이 그 영화의 승부인 것은 상업 영화에선 패착이다 스틸라이프


상업영화가 세 번째인데 어떤 차이가 있어요? 시사회도 안 했는데 이런 질문이 적당한 지는 모르겠는데, 지금까지 감독님 이야기만 들어보면 제 머리 속에 그려지는 상업영화는 아닌 것 같아요.

저는 상업영화가 뭔지 지금도 모르겠어요. 이 영화의 흥행이 잘 되고나서 누군가 저에게 물어보더라도 같은 대답일 것 같아요. ‘뭔지 잘 모르겠다.’

그런데 이런 건 있어요. <발레 교습소>를 끝내놓고 반성의 여행을 갔었거든요. 그 때 여행을 가서 느꼈던 게 ‘진정성이 그 영화의 승부인 것은 상업 영화에선 패착이다.’였어요.

왜냐하면 진정성을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고 저도 오해하는 게 있는데 사실 진정성은 모두가 진정성이 있다고 믿어주는 게 아니라 세계관이 같은 사람끼리 알아주는 게 진정성이에요.

그런데 어떻게 상업영화를 하면서 세계관이 같은 사람만 보라고 작품을 만들 수 있겠어요? 결국 이것은 진정성의 문제가 아니라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다섯 개가 있으면 그것을 열다섯 개처럼 펼치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한 거지, 이 다섯 개에 맞추는 것은 치사하다, 그러면 나는 독립영화를 하는 게 맞다’라는 생각을 한 거예요.

이번 <화차>를 만들면서 전에 하던 영화와 다른 점을 말한다면 얘도 해내고 얘도 해내고 얘도 해내야한다는 생각을 안 놓치려고 했다는 것 같아요. 하나를 해냈다는 만족감이 아니라요.

예전 작품할 때와 어떤 부분이 구체적으로 달라졌나요?

작은 거를 버리지 말고 잘 구축해야 관객들이 좋아할 거라는 걸 깨달았어요. 사람에게 마음을 전달하는 건 단순히 담배 한 갑을 주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이 피우는 그 담배를 주면 더 좋다는 거죠. 겨우 하나 알아낸 상업영화를 준비하는 자세의 시작이죠. 그래도 싫다면 어쩔 수 없어요. 담배 끊은 걸 제가 몰랐던 거면 미안한 거죠.


[인터뷰] <화차> 변영주 감독 ② 영화감독 변영주에게 상업영화 <화차>는? 중 발췌.
기사입력 :  2012.02.06 23:56  |  기자 : 김형호 기자 dajoa@maxmovie.com  맥스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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