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er week & T 둘째날 -관람



둘째날입니다.
느즈막히 일어나
라면과 라면죽(라면국물에 밥을 넣고 끓인 한량특제 해장전용메뉴)을 점심으로 먹고
행사장으로 이동합니다.

담(?) 밖에서 본 공연장 모습입니다.
토요일이라서 그런지 낮시간에도 금요일보다 사람이 많네요
전날부터 보이던 VJ팀
오늘도 날씨는 적당히 흐린편입니다. 뛰놀기 좋은 날씨죠 :) 탈 걱정 없고 땀도 덜 나고~
페스티벌 관객들 말고도 낙산 해수욕장에서 휴가를 즐기는 피서객들로 붐비는 해안.
저 물건이 물놀이에 유용하다는 사실을 파악한 관객들!
엄청난 줄입니다. 어제 받아두길 잘했습니다. 금방 동이 나더군요.


근데 이게 뭐죠?


하루 라인업에서 두 팀이 당일 취소라니요.
6일날 새벽까지 페스티벌 홈피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정보입니다.
게다가 척추디스크라면 사전공지도 가능한 부분일텐데
미숙하고 불성실한 진행에 김이 빠집니다.
사전에 취소가 결정났는데도 관객들 잃을까봐 취소공지를 당일날 한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드네요 -_ -
니들 양양까지 왔는데 그냥 갈 순 없잖아 뭐 이런 건가요;
그냥 죄송하다고 하면 되는 그만인 것인지.

어제 DJ DOC 공연 시간 변경도 뜨악한 판국에
아무리 이날 헤드라이너가 루페 피아스코라지만 개념없다는 말 밖에 할 수가 없군요.

개인적으로 Does it offend you, yeah?의 무대 기대하고 있었는데
아쉬움을 떠나 살짝 화가 나려고 합니다.

우리가 재범이 보려고 온 십대소녀들도 아니고 말입니다 -ㅅ-
덕분에 라인업이 이렇게 바뀌었습니다.
autokratz의 무대가 비중이 높아졌습니다.

오늘도 저녁은 여유롭게 먹겠군하는 생각이 듭니다. 씁쓸합니다.
이러지 맙시다.
어쨌든 Oh Crud! 의 무대를 보러갑니다.
원래 6일공연 새벽에 예정되어있던 팀인데 이 팀 차례 오기 전에 자리를 떠서
새벽공연이 옮겨진 것인지 아니면 빈 시간을 메꾸기 위해 두 번 무대에 서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무래도 전날 스케줄을 돌렸을 확률이 높을 것 같네요.
Oh Crud! 의 디제잉은 꽤 만족스러웠습니다. 낮 시간이라 관객들 호응도 적고 더울텐데 성실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열을 식히기 위해 바다로 또 뛰어듭니다.
생각보다 몸매 좋은 남자들이 별로 없어 좀(과연 일까) 실망합니다.
그래도 바다에 둥둥 떠서 음악소리 들으며 하늘보기는 영 좋더군요.
신선놀음이 따로 없었습니다.

모래찜질도 즐깁니다.
태닝하기에는 좋은 날씨가 아닙니다.
작은빗줄기들이 심심치 않게 떨어집니다.
물에서 오래 놀기에는 좀 추운 날씨였습니다.

숙소에 들려 샤워를 하고 저녁을 먹으러갑니다.
오늘 저녁식사는 양양 읍내에 있는 함경면옥입니다.
사전에 맛집정보를 검색하지는 못했지만 근처 식당들 중에 차가 꽤 많이 주차된 것을 보고 들어갔는데
만족스러운 선택이었던 듯합니다.
집에는 동해놀러간다고 말도 안했는데
6일 날 아침 어머니께서 특별히 회먹지 말라는 경고(?)문자를 보내셨습니다.
아, 제가 바다 놀러가서 회 먹으려는 걸 어떻게 하셨을까요. 
그냥 안부문자였겠지만 역시 자식들은 늘 부모님 손바닥 안이네요;

요즘 휴가가시는 분들 패혈증 주의하세요.

저는 나름대로 타협점을 찾았습니다.



바로 회냉면!

다들 약속이라도 한 듯 회냉면을 시킵니다.
기호에 따라 육수를 부어먹을 수 있는데, 저는 그냥 원래 나온 그대로 먹었답니다.

이 가게는 서울에서 흔히 보는 냉면집 메뉴와는 많이 다릅니다. 물냉면, 비빔냉면 따위는 없습니다. ㅋ
메밀국수도 먹어보고 싶었는데 아쉽습니다.
찐만두도 시킵니다. 크고 맛있습니다.
원래는 테이크아웃 해가려고 했는데, 결국 그냥 먹어버립니다. 맛난 음식 앞에 모두 무릎을 꿇었습니다.


빵빵한 배를 두드리며 공연장으로 향합니다.

재범사건에 큰 관심은 없어 자세한 정황은 모르지만
대한민국의 변질된 민족주의를 자극했다가는 상큼한 아이돌도 순식간에 훅간다는 것을 
한눈에 증명한 재범군의 의미있는 컴백무대라서 관심이 갑니다.

저녁먹고 들어오는데 갑자기 사람들이 많아져서 깜짝 놀랐습니다.
역시 2PM은 2PM인듯합니다.

사실 전체 라인업에서는 좀 이질감이 있는 멤버였지만 
SK도 먹고 살아야 하니 귀엽게 봐주기로 합니다.

정말 궁금했습니다.
부를 수 있는 노래가 없을텐데 예정된 공연시간 20분을 어떻게 채울것인가하는 의문이 듭니다.
20분도 버거워보입니다.

밥 굶어가며 용돈모아 멀리까지 왔을 소녀들을 배려하여
적당히 뒤쪽에 자리를 잡습니다.
드디어 재범군이 등장합니다. 예정된 시간보다 10여분 늦었죠.

재범군은 이번에 솔로로 발표한 곡과, 비보이들과 함께 한 댄스, 그리고 자신이 작사했다는 곡까지
총 세 곡의 무대를 선보였습니다.

재범과 두 명의 비보이가 함께한 댄스공연

20분은 커녕 10분 내외의 공연이 허무하게 끝납니다.
열광하던 관객들의 당황하는 뒷모습입니다.
다들 너 이거 하려고 여기까지 왔니하는 분위기입니다.

본인이 한국에서 활동을 계속 하고 싶다면 이번 무대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가 참 중요한 문제였다고 생각하는데
이건 관객들을 모독하는 레벨이었다고 판단됩니다.
저도 2PM을 좋아하지만 이건 아닙니다.
이런 걸 보여주려고 그렇게 카니예웨스트, 재범과 함께 해변에서 즐겨보자며 홍보한 건가요-
공연 현수막이나 광고자료만 보면 마치 재범이 카녜와 비슷한 분량의 공연을 하는 것처럼 보이더군요.

본인 스스로도 준비를 많이 못했다고 했는데, 그건 자랑할 일이 아닙니다.
이건 재범 본인과 현재의 소속사, 그리고 주최측인 SKT 모두의 문제인 것 같았습니다.

이런식으로 하다가는 컴백은 커녕 순식간에 잊혀질겁니다.
본인 스스로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듯했습니다.

노래가 없으면 유명한 팝넘버 몇 곡을 편곡해서 보여주기라도 하는 성의를 보였어야 하는 게 아닐까요.
마치 낙산해수욕장 페스티벌에 재범군이 와서 축하공연을 하고 내려간 분위기였습니다.

아쉬운 분위기를 업시키기 위해 무브먼트 크루들이 등장합니다.
저도 나이가 들면서 힙합을 즐겨듣지 않게 된 지 이제 어언 5년이 흘러 트렌드에 한참 뒤떨어져있습니다.
처음에 나온 친구는 나중에 JK가 무브먼트의 꽃미남래퍼라고 소개했는데 이름은 잘 기억이 안 나네요.
자기 키로 개그하는 랩을 보여줘 인상깊었습니다.
처음에 나는 185로 시작해서 조금씩 계속 내려가는데 재밌더군요.
Tiger JK가 등장합니다. 정말 오랜만입니다. 제 기억이 맞다면 2007년도 쌈지 사운드 페스티벌 때 이후로 첨이군요.
유부남 몸매관리의 좋은 예를 보여주고 계신 JK
흥겹습니다. 덩실덩실~
아마 이날 관객들 반응이 가장 열정적이었던 무대가 아니었나 하네요
무대 오른편 구석에서 시원하게 물도 뿌려줍니다. 6일 낮 공연에도 한번 맞아봤는데 시원하고 좋더군요.
단, 각종 전자기기를 소지하고 계신 분들은 조심하셔야 할듯

무대 조명과 떨어지는 물줄기가 환상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냅니다. 분위기는 점점 더 고조됩니다. 
T여사의 등장으로 분위기가 한층 더 업됩니다. 저 커플은 결혼 할 줄 알았어. 좋아보입니다.
이런 페스티벌 다니면서 가장 부러운 것들 중 하나인 남친어깨에 무등 탄 여성분이네요.
제 페스티벌의 로망 넘버1 이지만 죽기 전에 저걸 과연 해볼 수 있을런지 -ㅛ-

사실 뒤에 있는 사람들한테 민폐이긴하지만 다들 별로 뭐라고 하진 않습니다.
이걸 뭐라고 하면 부러워서 그러는 거라고 오해받을 수 있다는 걸 다들 알고 있는 셈이죠 OTL
무브먼트 크루들이 총출동해 무대를 오르락 내리락하며 분위기를 돋굽니다.
T여사가 자꾸 JK 옷을 벗기려는데 JK몸사립니다.

웬만하면 벗겠는데 오늘 재범이가 와서 못벗겠다며 ㅋㅋ

하지만 결국 탈의임무를 완수하는 T여사. 잘했습니다. 짝짝짝-
재범군 몸매보다 JK몸매가 더 제 취향입니다.
뒤늦게 양 옆 스크린에 공연장 풍경이 담겨집니다.
다른 팀 때도 이렇게 해줬으면 좋았을텐데요.

열정적인 무브먼트의 공연이 끝나고 관객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갑니다.
아니 이싸람들 진짜가 기다리고 있는데 뭐하는 거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에서 루페의 인지도가 재범이나 JK보다 못한 듯?

덕분에 저는 쭉쭉 앞으로 갑니다. 좋습니다.

7일 공연의 헤드라이너 Lupe Fiasco가 무대에 오릅니다.
이쪽 저쪽으로 뛰어다니며 무대를 꽤 넓게 활용합니다.
밴드를 데려와서 사운드도 빵빵합니다.
엠피삼으로 듣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무대!  감동의 물결입니다 T-T
전날 카녜가 보여줬던 무대보다 훨씬 더 힘이 있었습니다.
사운드의 규모, 영상과의 조화, 아티스트의 열정 등 통합적으로 루페의 무대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네요.

Kick Push의 귀여운 율동이나
Superstar를 부를 때 코러스 부분
If you are what you say you are a super star
Then have no fear the crowd is here and the lights are on and they want a show의
떼창을 유도할 때 귀엽더군요.

한국관객들이 떼창에 강하다는 소문을 어디서 듣고왔는지 ㅎㅎㅎ

아주 만족스러운 공연입니다. 루페빠가 될 것 같습니다.


Go Go Gadget Flow



Kick Push


엔딩곡 Daydreamin' Part 1

Daydreamin' Part 2
무대 뒤에서 쏘아올리는 불꽃이 정말 환상적입니다.
지산 마지막 날 불꽃 예쁘다고 했었는데
지산 불꽃놀이를 한 방에 보내버리네요.


환상적인 엔딩이 끝납니다. 다들 아쉬워하는 표정이 역력하네요.
나가지 않고 적당히 자리를 잡아서 다음 팀을 기다립니다.
자봉들이 수시로 돌아다니면서 쓰레기를 치우고,
아무데서나 담배피고 있는 사람들에게 담배를 꺼달라고 권고해주는 덕분에
비교적 쾌적한 환경에서 남은 공연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이어진 One Soul Band는 처음 알게 된 팀인데 실력파더군요.
마지막 곡으로 듀스의 여름안에서를 소울풍으로 편곡해서 불러줬는데 감동이었습니다.

돗자리 위에 누워서 하늘을 보며 나머지 공연을 즐깁니다.
자다가 추워지면 일어나서 놀고 놀다가 힘들어지면 돌아와서 쉬면 됩니다.

VASCO가 그랬었나요. 자기도 이제 서른 한 살, 꼰대가 됐다고.
저도 이제 곧 꼰대가 되겠군요.
얼마 남지 않은 청춘을 열심히 즐기며 살아야 겠다고 양양 하늘의 별들을 보며 다짐합니다.

아무것에도 미쳐보지 않고 젊음을 허비해버리는 것이야말로
자신을 학대하는 일이 아닐까요.

놀 줄 아는 젊은이들이 천대받는 세상입니다.
물론 저도 잘 노는 것은 아니지만
한참 사랑하고, 즐기고, 공부할 나이에 생존을 위해 도서관에서 쓸모없는 책들과 썩어가고 있는 20대들을 보며
대한민국의 미래에 회의를 느낍니다.



마지막 360 크루들의 무대.
해 뜰때까지 파티한다고 끝까지 즐겨보자고 하더니 정말 해가 떠버렸습니다.

작별을 고하고 있는 달의 모습
덩실덩실 해변댄스-
바닷가에서 일출보며 춤춰보신 적 있습니까.
오징어 잡이 배를 보니 돌연 물회가 생각납니다.
역시 배고플 타이밍입니다.
만원어치만 던져주세요! 라고 소리지르려다 맙니다.

음악을 들으며 일출을 보니 정말 낭만적입니다.

떠오르는 해를 보며
큰 사람이 되어보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맨날 다짐만 하지 말고 정말 큰 사람이 되도록 해야겠습니다.







덧글

  • LHOKI 2010/08/10 16:52 # 삭제 답글

    글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저도 꼰대가 되기 전에 무언가에 미쳐봐야겠지요.
  • 국가대표 한량 2010/08/11 07:21 #

    네 감사해요 건투를 빌겠습니다~!
  • 시티헌터 2010/08/10 20:58 # 삭제 답글

    라인업도 생소한 편이고 예정된 일도 있어서 별 관심은 안뒀었는데 오오오 재밌었겠군 +_+ 사진 보니 더 가고싶다 바닷가 ㅎ
  • 국가대표 한량 2010/08/11 07:21 #

    네 재밌었어요 바닷가라는 장점이 아무래도 무척 매력적이죠 +_+
  • 카렐 2010/08/11 17:36 # 삭제 답글

    해까지 보시고 ㅎㅎ

    전 진짜 뮤지션 루페까지만 보고 찜질방에서 잔후에 새벽에 차타고 집에왔는데

    루페 너무 멋있었더거 같아요.
  • 국가대표 한량 2010/08/12 00:19 #

    자정 이후의 공연들도 괜찮았는데 아쉬우시겠어요^^
    그래도 루페 무대가 워낙 좋았으니~
  • 2010/08/12 10:29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국가대표 한량 2010/08/13 02:10 #

    안녕하세요~ 글 잘 읽었습니다.
    일단 제 글에 언짢음을 느끼셨다면 사과드릴게요.
    어디까지나 재범군의 발전 혹은 성장을 기대하는 마음에서 지적한 내용이었다는 점 알려드리고 싶네요. 저도 좋아한다니깐요. :)

    단순히 오빠한테 그러지 마세욧류의 감정적인 반응이 아닌
    예의있고 정돈된 반박이라서 님의 덧글을 인상깊게 보게 되었네요.

    카니예와 동급으로 홍보된 것은 제 예상에도 재범군은 모를 것 같았어요.
    홍보대행사에서 떡밥으로 날린 것이겠죠.

    그런식의 홍보를 방치한 주최측의 책임이 크고
    저도 역시 그런 마케팅이 공연흥행에 별다른 이익을 남기진 못했을거라 생각합니다.

    아무튼 저도 재범군의 앞으로의 행보 관심있게 지켜보도록 할게요.

    그렇게 데였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컴백을 하고 싶어하는 데에는
    아직 팬들에 대한 애정이나 본인이 엔터테이너로서 보여주지 못한 것들을 더 보여주고픈
    모종의 열정이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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