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에 보았던 영화들 중 <셔텨 아일랜드>와 비슷한 수준으로
궁극의 몰입도를 자랑했던 영화 <클래스>
+칸느 영화제 경쟁부문에 어쩌다가 한국영화가 올라가게 되면
과장성 수상예측과 각종 설레발들이 난무하는 한국언론들.
그리고 정작 영화는 보지도 않았으면서 하녀가 탈거다, 시가 탈 거다 떠들어대는 사람들.
영화제에서 상 받는 것을 올림픽 나가서 금메달 따거나 월드컵 16강 가는 것인 양 중계하며
영화의 가치를 스포츠의 토너먼트 수준으로 이해하는 무식한 태도에 종종 웃음이 난다.
예술이란 것이 누가, 어떤 상황에, 어떤 시각으로 보느냐에 따라 그 평가가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인데
어쩜 그리 무모하게도
상받으면 좋은 영화고 못 받으면 나쁜 영화라는 판단을 쉽게 내려버리는 것인지.
그렇게 칸느, 칸느 하는 사람들이
칸느 영화제 역대 수상작들을 과연 몇 편이나 보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칸느 영화제의 가치,
그 영화제에서 수상한다는 것의 의미,
작품을 완성하기까지의 감독의 치열한 고민들을
제대로 이해하거나 최소한 헤아려보려는 노력을 조금이라도 해 본 사람이 얼마나 될런지.
이 영화의 개봉 스크린수,
그리고 하이퍼텍 나다의 좌석을 채우고 있던 열 명이 조금 안 되는 관객들을 보면
문화선진국은 남의 나라.
+웃지못할 여담 하나.
선배 한 명이 꽤 유명한 해외 영화제 (편의상 A)에 자신의 영화가 초청되어 갔다가
한국에서도 권위 있는 영화제(편의상 B)의 프로그래머들을 만나게 되었다고 한다.
A에서 선배의 영화를 본 B의 프로그래머들은 사석에서
아니 이런 좋은 영화를 왜 우리 B영화제에 출품하지 않았느냐며
올해 초청하겠으니 한국가면 당장 필름을 보내라고 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 말을 한 프로그래머는
A에 초청된 그 작품을 대략 일년 전 쯤 완성하자마자 B에 보냈을 때
예선 탈락 시킨 장본인이었다고.
+이건 좀 개인적인 편견일수도 있는데,
같은 맥락에서 김기덕 영화에 열광하는 사람들 역시,
정말 그 영화들이 좋아서 좋아하는 건지
그 사람 영화를 좋아한다고 말하면 자신이 품격있어 보일 것이라고 여겨 좋아하는 것인지
나로서는 조금 의문이다.
아, 쓸데없이 말이 길어졌다.
어쨌든 로랑 캉테 감독의 <클래스>는
한번이라도 누군가를 가르쳐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감의 늪에서 헤어나올수 없는 영화다.
6~7년을 사교육 시장에서 연명했던 경험이 있는 나로서는
전 세계와 인종을 아울러 '교육 문화', 특히 공교육 문화라는 것이 어쩜 이리도 비슷한 것인지 놀라울 따름이었다.
이것은 아주 그냥 한 편의 다큐멘터리.
실제로 학생들과 함께 대사를 쓰는 등 다큐멘터리적인 요소들을 많이 차용하여 영화를 완성했다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제작되었는지 세세한 사항까지는 모르겠다.
현실적이기 짝이 없는 대사들과 미니멀한 공간과 미장센,
그리고 시종일관 건조하고 관찰적인(동시에 몹시 집요한) 카메라가
웬만한 스릴러 영화는 우스워질 정도로 촘촘한 긴장감을 형성한다.
홍상수가 학교로 간다면 이런 영화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기엔 유머가 조금 부족한가..? 껄.)
다이렉트 시네마틱 시네마라는 장르를 개척했달까.
꽤 재미있고 오락적 가치도 충분한 영화인데
개봉하기 한 달 전부터 이 영화 언제 개봉하냐고 꼭 보고 싶다고 하시던 엄마 생각에 눈물이 왈칵-
(결국 고향집 근방 극장에서는 끝까지 개봉하지 않았다. 참고로 광역시임 -ㅁ-)
+술레이만의 팔에 새겨져 있던 문신 내용이 인상깊다.
지금 하려고 하는 말이 침묵하는 것보다 가치가 없다면 말을 하지 않는 것이 낫다.
코란에 나오는 말이라고.
어쩐지 뜨끔하게 하는 문장이다. 자기 담임선생님한테 하는 말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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